오늘은 오랜만에 화장을 했다.




얼굴에 뭔가를 얹는 게 싫어 평소에는 잘 하지 않았으나,




아무래도 남편의 이목구비가 진하게 생겼다 보니 비교적 내 얼굴이 묻힌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갑자기 하고 싶어서 나는 경대를 열었다.




...그런데 이렇게 하는 게 맞나?




워낙에 화장을 즐겨하지 않는지라




분을 바를 때부터 손짓이 어색한 게 느껴졌다.




'... 괜찮...나?'




나는 화장을 끝내고 거울을 들여다봤다.




맞은 것처럼 눈이 까맣고, 취한 것처럼 볼이 붉고,




촌스러울 정도로 입술이 빨간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그래도 나름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쿄쥬로에게 보여주려 방문을 여는데, 그 앞에 서 있던 하인이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




"으악!! 헉... 죄송합니다!"




그는 나를 알아보곤 황급히 사과하며 도망쳤다.




...뭐지? 내가 너무 갑자기 문을 열었나?




쿄쥬로가 있는 대련장으로 가는 내내 모든 이들이 나를 보며 흠칫 놀랐다.




아니. 내가 화장을 한 게 그리 놀라운 일인가..?




가솔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으며 마침내 대련장에 도착했다.




쿄쥬로는 과연 어떤 반응을 할까?




'쿄쥬로!'









검술 훈련을 하고 있던 그가 내 부름에 뒤를 돌았다.




쿄쥬로는 나를 가만히 바라보며 말을 더듬거렸다.




"ㅂ, 부인?"




'훈련은 다 끝났어요?'




그는 내 물음에 대답할 생각도 않고 입만 뻐끔거렸다.










"..."









"...음...!"




한참을 혼란스러워 하던 쿄쥬로는 그제서야 답을 찾은 듯




눈을 붉히며 말했다.









"경극입니까!"




'..네?'




"경극 분장을 따라하시다니, 부인께선 참 다방면에 재능이 있으십니다.




얼굴이 하-얗고 볼이 시-뻘건 것이 아주 영락없는! ... 영락없는..."




쿄쥬로는 내가 그의 말을 듣고 시무룩해져 고개를 숙이자




그제서야 입을 다물었다.









"경극이 아니었습니까."




'네... 그냥... 화장...'




그렇게 이상했나.. 역시 하인들이 나를 보고 놀란 건




화장이 경극 분장마냥 과했기 때문이었구나..




너무... 너무...




창피해!!!!!




나는 그만 창피함을 이기지 못하고 얼굴을 가린 채로




냅다 도망치고 말았다.




"부인-!!!"




.
.
.












결국 밖으로 나간 나는, 쿄쥬로가 잘못했다며




싹싹 빌 때까지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가 잘못한 건 아니었지만, 너무 부끄러워서




도저히 제발로 들어갈 생각을 못하고 있었다.




다시는.. 다시는 화장 따위 안하겠어!!




































화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