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방을 정리하고 있을 때였다.


항상 깨어나자마자 이불을 반듯하게 개어놓고


사실상 치울 거라곤 티끌만큼도 없는 방이였지만


렌고쿠씨가 임무를 나선 후면 그의 냄새가 남은 유일한 방이 이곳이기 때문에


줄곧 이 곳에 있곤 한다.


오늘, 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서랍이 삐져나와 있는 정도?


나는 서랍을 닫으러 다가갔다.


그 안에 끼워져 있던 건 렌고쿠 씨가 한참을 고민하며 쓴 것 같은




유서였다.




나는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혼란에 빠져


날이 샐 때까지 그 곳에서 유서를 바라보고 있었다.


차마 열지도, 어쩌지도 못하고..


그러다 해가 서서히 능선 너머로 보이기 시작할 때 쯤,


나는 단정히 접혀진 종이를 펴내었다.














' 부인. 이 편지만 남겨두게 되어 송구한 마음이 큽니다.


제 친족들은 대대로 염주를 배출하였기에 저 하나 먼저 죽는 것을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하지만, 부인께는 그 상심이 얼마나 크실 지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저는 면목 없이 먼저 가지만 부인은


천수를 다하셨으면 합니다. 지금 이 가옥과 하인들은 전부 부인의 재산이고,


생계가 부족하시다면 렌고쿠 가에서 아까워함 없이 지원을 드릴 것입니다.


부인. 저는 죽는 순간을 생각할 때 부인을 뵙기 전까진 무엇 하나 겁날 것이


없었거늘, 부인께서 제 옆자리에 누우시고 같은 미래를 그리기 시작하실 때부터


저는 한없이 그 순간이 두려워 졌습니다. 그래도 여지없이 저는 부인 곁을


떠나지만 우리 함께 정원을 걷던 일, 그 곳에서 그대가 웃고 저는 그것을


태양같다 여기던 그 날은 제 심장 속에 아득히 자리하고 있습니다.


유서를 쓰며 깨닫습니다만, 참 사랑하였습니다, 부인.


부디 몸을 소중히 하시길. '











" 부인! 일찍 도착했습니다. 저번에 기분이 안 좋아 보이셔서 오늘은.. 부인? "









.. 유서를 썼구나.


이 사람은 죽는 날을 염두에 두고 있는 사람이다.


더 감정이 깊어지기 전에 이곳을 떠나지 않으면 내 앞길은 지옥 그 자체겠지.




" 안색이 안 좋으십니다. 어디 아프신 데라도? "




' 그냥 안아주세요. '




" 하하. 이건 무슨 포상인지! "




그는 내 머리를 감싸며 나를 품에 안았다.




종일 그의 방에서 맡던 향기가 났다.




지옥이라도 괜찮으니, 같은 날 한시에 떠났으면.






유서를 발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