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2차 창작의 오묘한 설정으로 인해 추석을 지내고 있다.
차례상을 간단히 차리고 난 후, 우리는 마루에 앉아
반죽에 소를 집어넣고 이리저리 조물조물 거리면서 화기애애한 한 때를 보내고 있었다.
'와, 도련님! 엄청 잘 만드셨는데요?'
센쥬로가 만든 송편을 담아놓은 소쿠리를 보며 나는 감탄을 쏟아냈다.
모양도 알맞은 데다 크기도 일제히 정갈하고 소도 튀어나온 구석 없이 아주 예쁘게 빚은 모양이었다.

"그런가요, 형수님? 다행입니다. 잘 못 빚은 것 같아 걱정했는데..."
'정말 잘 빚으셨어요! 송편을 잘 빚으면, 나중에 예쁜 딸을 낳는다고 하는데
이 정도면 절세미인이겠는데요?'
센쥬로는 송편을 빚고 잇던 반죽을 주물거리며 볼을 붉혔다.
그럼 어디... 우리 남편 것 좀 볼까?
'여보. 당신은 좀 빚었어요?'

"아..."

"음..."
그의 눈이 미세하게 흔들리고 있다.
쿄쥬로는 슬금슬큼 소쿠리를 옆으로 숨겼다.
나는 홱 그것을 채가 센쥬로와 함께 살펴 보았다.
"부, 부인! 전 센쥬로만큼 솜씨가 좋지 못하여서..!"
'...'
"..."
센쥬로와 나는 서로를 번갈아 바라보며 침을 꼴깍 삼켰다.
정말 기괴한 모양이었다. 송편의 예쁜 반달모양과는 거리가 먼, 거의 해파리에 가까운 모양.
분명 굳은 반죽을 줬는데 왜 쿄쥬로가 빚은 송편은 다 하나같이 흐물흐물한 걸까?
'...여보?'
"예, 부인."
'송편이 뭔지는... 알죠?'
쿄쥬로는 귀까지 빨개진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밀가루가 덕지덕지 묻은 그의 손을 바라보았다.
설마?
나는 그의 손을 맞잡았다.
'역시...'
손이 워낙 뜨거워서 반죽이 녹는구나.
근데 정말 이렇게 만져보니 참 체온이 높다.
그런데도 용케 열 개나 만들었네.

"저... 부인?"
그래도 열심히 만들었는데, 칭찬 한 마디는 해 줘야지!
나는 그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
'그래도 모양은 굉장히 현실적인데요? 해파리 모양!'

"예? 아니요. 호랑이입니다."
'...'
나는 소쿠리와 그의 뻔뻔한 얼굴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호랑이?'
"예. 호랑이. 여기가 줄무늬고 이게 이빨, 이 기다란 것이 꼬리입니다. 이제 아시겠지요?"
'어... 음...'
그냥 사지가 달려있다고 호랑이라고 말하는 건, 정말 아닌 것 같은데...
'우리는... 딸보단 아들을 낳는 게 좋겠어요.'
"예? 부인께서 그러길 원하신다면야..."
송편을 빚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