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함께 마을을 돌고있던 중이었다.
쿄쥬로가 장난기라도 발동했는지 나를 골목으로 밀어넣었다.
' 여보, 사람들이 볼텐데..! '
그가 나를 꽉 껴안자 깜짝 놀라 뒤를 돌았다.

" ..쿄쥬로? "
방금 전까지만 해도 내 뒤에 있던 쿄쥬로도 사라지고
건물들도.. 이상하게 바뀌었다.
뭐지? 나는 벽을 짚으며 거리를 바라봤다.
사람들의 의상도 이상하고, 심지어 이상한 철로 된
탈 것을 타고 돌아다닌다.
머리가 이상하게 된 건가?
나는 그만 겁을 집어먹고 골목 안으로 뛰어갔다.
" 쿄쥬로!! 쿄쥬로!! 어디있어요? "

... 점점 걸음을 옮길수록 골목이 어두워졌다.

" 자네야, 여기 있었구나? "
' ..누구세요? '

" 섭섭한 걸. 날 벌써 잊었다니. "
저 다른 그림체의 주인공은 누구지?
나를 아는 눈친데, 나는 정말 저 사람을 모른다.
' 누구세요..? '
" 장난 그만하고, 어서 가자. "
남자는 빠르게 다가와 나를 번쩍 안아들었다.
' 헉. 이, 이거 내려주세요! '
깜짝 놀라 그의 팔을 퍽퍽 내리쳤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 하하. 아프다. "
오히려 나를 놀리는 듯한 말을 하며 그가 발을 떼는 순간이었다.

" 부인! "
쿄쥬로가 뒤에서 나를 불렀다.
그도 나를 찾아다녔는지 숨을 가쁘게 고르고 있었다.
' 여보.. '
쿄쥬로는 나를 안은 남자를 보고 칼을 빼들었다.
" 내 아내에게 이 무슨 무례인가! 어서 내려놔라! "

" 그럼 알아서 데려가 봐. "
남자의 말에 쿄쥬로가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주위의 공기가 무거워졌다.
염도가 햇빛을 받아 번쩍이자 남자는 나를 내려놓았다.

" 할 수 있다면 말이야. "

" ..그러지. "
쿄쥬로가 달려와 나를 먼저 데려가려고 했지만
남자의 팔에 제지됐다.
챙. 공기가 울렸고, 나는 지레 긴장해 벽에 붙어 섰다.
남자는 상처 난 주먹을 바라보며 씨익 웃었다.
" 너, 강하구나. "
피가 들끓는다며 그가 주먹을 뻗었고,
나는 혼란스러움에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았다.
...이윽고 눈 앞이 흐려졌다.
" 부인! "
" 자네야? "
둘이 싸움을 멈추고 나에게 달려왔지만
그들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다.
어두워지는 정신 속에 쿄쥬로는 나를 껴안았고,
남자는 내게 속삭였다.
" 다음에 또 보자. "
속으로 온갖 욕이 다 나왔지만, 밖으로 꺼낼 수가 없었다.
그렇게 난 정신을 잃었다.
.
.
.

" 부인? "
눈을 떠보니 방 안이다.
나는 쿄쥬로에게 안겨 잠을 자고 있었다.
쿄쥬로는 내가 자다가 끙끙대자 나를 깨운 것 같았다.
그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내 이마에 붙은 머리카락을 쓸어넘겨 줬다.
" 악몽이라도 꿨나요? 식은땀이.. "
' .. 악몽.. 이었던 것 같아요. '
나는 그의 품에서 다시 눈을 감았다.
" 이제 괜찮습니다. 다시 주무세요.. "
..그의 목소리가 어쩐지 꿈의 그 남자의 목소리와 비슷하게 들린다.
기분 탓이겠지..
성우 장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