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범님께서 오늘 새로운 훈련법이 생각나셨다며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나를 방으로 부르셨다
'...사범님?'
대련복으로 갈아입고 들어간 사범님의 방에는
작은 상이 하나 놓여져 있었다.

"왔구나. 이리 와서 앉아 보거라!"
렌고쿠 씨는 나를 상 맞은 편에 앉히시곤
목소리를 가다듬은 후 입을 열었다

"새로운 훈련법이 떠올라
늦은 시각임에도 불구하고 너를 불렀다.
바로 성과를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피곤했을 법 한데 미안하구나!"
'에... 괜찮아요. 사범님께서 부르시면 와야죠.'
까라면 까야지. 라는 속마음이 담긴 말이었지만
렌고쿠 씨는 기특하다며 내 머리를 토닥여 주셨다.
그리곤 말을 이었다.
"그래. 새로운 훈련법이라 함은,
이름하야-!!"

"팔씨름이다!"
'그렇군요.
...
네?!
팔씨름이요?!'
"그래. 모름지기 검사의 덕목은 팔과 허리의 근력!
이를 기르기 위해 가장 좋은 것이
팔씨름일 거라 결론내렸다."
... 사범님은 가끔 정말,
사고의 흐름이 감당이 안 된다...
'..네. 팔씨름. 좋은 것 같네요.
그런데 누구랑 하죠?'
"자네소녀는 나와 해야지."
'...'
사범님이랑 붙으면
팔이 넘어가는 게 아니라
부러질 것 같은데...
.
.
.

"자. 두 분 모두 준비해 주세요."
어쩌다 일이 이렇게 됐지.
난 그냥... 빨리 자고 싶을 뿐인데.
내 생각과는 다르게 렌고쿠 씨는
호기에 가득찬 얼굴로 내 손을 틀어쥐었다.
"자, 하나둘셋에 시작하겠습니다! 힘내세요, 자네씨! 형님!"

"호흡을 가다듬어라. 혈귀를 벤다고 생각해!"
사범님은 용기를 북돋아주듯 나의 팔을 두드렸다.
그러곤 손을 바로쥐며 전집중호흡을 시작했다...
"자, 하나-둘-"
사범님의 전집중호흡이라니, 가만히 있다간
꼼짝없이 죽고 말 거다.
나는 최대한의 힘을 끌어모아 팔에 싣고는
호흡에 집중했다.
그러자 렌고쿠 씨는 눈을 붉히며 호탕하게 말했다.
"훌륭한 자세다! 나도 진심으로 상대해 주마!"
'네?! 그건 안돼요! 죽는다구요!'
"셋!"

"간다!"
"시-작!"
쾅-!!!!!
"자네씨!!!! 괜찮으세요!!!"
"자네!! 지혈해라! 호흡을 사용해!!!"
... 시작과 동시에 나는 사범님의 힘에 튕겨져 나가
서랍장에 머리부터 처박혔고...

"자네-!!!!!!"
나는 그대로 코쵸우 저택으로 실려가고 말았다.

"한 번만 더 장난치다가 다친 걸로
절 귀찮게 만들면, 렌고쿠 씨도 자네 씨도 모두
꼼짝달짝 못하게 실험재료로 쓸 테니까요?"

"...미안하네."
"자네씨는 앞으로 일주일은 더 입원해야 하니까
렌고쿠 씨는 이만 돌아가 주세요.
자네 씨는 휴식을 취해야 하는데,
가해자의 얼굴을 보면서 쉬고 싶지는 않지 않겠어요?"
코쵸우 저택에서 일주일간 입원해야 했다.
사범님은 움직이지도 않는 내 손을 미안한 듯 연신 그러쥐며
한숨을 푹푹 내쉬다
충주님의 협박에 못이겨 저택을 떠났다.
"자네... 미안하다. 내 할복함으로 죗값을 치를 수 있다면
당장에라도 하지."
그렇다면 할복 말고 결혼해 달라고 하고 싶었지만
입이 움직이질 않아 나는 사범님을 그냥 떠나보내야 했다.
"...그럼 이만, 쉬게."
저렇게 시무룩해 있는 렌고쿠 씨는 또 처음 보네.
진귀한 구경을 해서 기분이 좋다.
물론 몸이 찢어지게 아프긴 하다만....
새로운 훈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