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졌다.
근데 내가 아닌..
쿄쥬로가.. 삐졌다..
계기는 단순했다.
쿄쥬로는 워낙에 일이 많은지라 휴가가 잘 나지 않는다.
그러다 마침 그에게 금쪽같은 하루간의 휴가가 주어졌는데,
내가 그만 그걸 까먹고 친구와 일찍부터 놀러나간 것이다.
재밌게 놀고 돌아왔을 때 그 그늘진 부엉이 표정이 잊히질 않는다.
화났냐고 물어봐도 절대 아니라며 고개를 도리질하는 그였지만,
나는 그가 삐졌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와 산 세월이 몇년인데!
쿄쥬로가 삐졌을 때 나타나는 몇가지 신호가 있다.
평소처럼 행동하다가도, 내가 눈을 마주치려고 하면 슬그머니 피한다거나.
아니면 산책할 때 손을 잡지 않는다거나..
사실 그가 삐지는 경우는 흔치 않아서 조금 관찰하는 중이었다.
그러면서 귀여운 점도 몇 개 발견했다.
항상 식사나 간식이 맛있으면 눈을 초롱초롱 붉히며 내게 건네던 그가,
삐지고 난 후로는 맛있는 간식을 먹고 나서 내게도 권하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고 안달복달해 하는 걸 발견했을 때는 너무 귀여워서 기둥을 부셔버릴 뻔했다.
그런데 이대로 있을 수는 없으니까, 그의 화를 풀어줘야 하는데 말이지...
도대체 어떻게 풀어줘야 할까?
적반하장 전략
애교 전략
진솔한 대화 전략
삐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