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한번씩 세가의 어르신들을 모시고
마을 운영을 회의하는 행사가 있다.
말이 회의이지, 거의 연회 분위기나 다름 없다고 한다.
올해부터 렌고쿠가의 일원으로서
연회를 꾸리는 데 일조하게 된 나는
렌고쿠가의 명예에 먹칠하지 않기 위해서 정말 밤을 새며
행사를 준비했다.
그리고 대망의 행사날.

쿄쥬로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손님들을 뵙고 있고,
나는 내올 음식들을 준비하고 있었다.
다과가 필요하지 않을까 해서 쿄쥬로에게 다가가려는데
마을에서 나를 아니꼽게 보셨던 어르신의 목소리가 들린다.
" 정말 저 여자로 괜찮겠어, 렌고쿠? "
나는 그만 어르신의 말에 깜짝 놀라 나무 그늘에 숨어버렸다.
여자.. 라면 나를 말하는 것일까.
" 그렇게 곱지도 않아, 싹싹하지도 않아,
자식도 못 낳을 것처럼 비리비리해가지고.
렌고쿠가에서 아들 생산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는 알지? "
항상 나를 못마땅하게 보셨던 건 맞아도
이렇게 남편에게 대놓고 내 흉을 보다니..
" 정 뭣하면, 친척 네에 참한 여식이 있는데. "
충격에 손을 벌벌 떨며 그늘에 기대있었다.
쿄쥬로가 나를 창피해 하려나.
그는 가만히 이야기를 듣다 진중하게 입을 열었다.

" ..어르신께서 드시고 계시는 양갱이나,
그늘진 안쪽 자리는 마음에 드십니까? "
" 그야, 마음에 들지. 아무렴. "
" 제 아내가 밤잠을 설쳐가며 어르신댁에 묻고 물어 준비해 둔 것들입니다.
어찌 이 렌고쿠가의 안주인의 호의는 받으면서,
그것도 이 렌고쿠 생가에서. 내 아내를 무시할 수 있는지. "
쿄쥬로는 매섭게 쏘아붙이다 화를 참으려는 듯
떨리는 숨을 내쉬었다.

" 저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군요. "
그는 무례함을 용서하라며 고개를 수그렸다.
가만히 벙찐 채로 듣고있던 어르신은
얼굴이 시뻘개져 그에게 삿대질을 해댔다.
" 즐기다 가시지요, 어르신. "
쿄쥬로는 애써 그것을 무시하며,
나무 뒤에 숨어있던 나의 어깨를 감싸 집 안으로 들어갔다.
마을 행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