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기 렌고쿠씨 부인 아닌가? '
옆 마을에서 살던 나는 자네 그 자체로 보다는
렌고쿠 씨의 아내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그와 산책할 때가 아니면 밖에 잘 나가지 않으니까
더욱 그렇게 생각할 것 같기도..
' 네. 안녕하세요. 아저씨. '
' 흠.. 형편 없구만. '
나를 부른 사내는 큰 논을 가지고 있어 쌀을
렌고쿠 일가에 보급하는 부농이였다.
' ..네? '
그 사내는 꺼림칙한 시선으로 내 위아래를 훑으며 혀를 찼다.
' 렌고쿠 가는 훌륭한 무가 가문인데,
당신같이 볼품없는 여자가 훌륭한 장자를 생산할 수 있겠소? '
" 무슨 말을 그렇게 하세요?! "
' 그러니 렌고쿠 가가 위태롭다는 말이나 나오는 게지.
변변찮은 안주인 아래서 뭘 얼마나 하겠냐고. '
남자가 돌어서려는 것을 잡으려 팔을 뻗으려는데
다른 손이 나보다 먼저 그 사내의 어깨를 잡아 돌려세웠다.

" 내 아내에게 무슨 망발인가! "
쿄쥬로 씨였다.
남자의 어깨를 어찌나 세게 붙잡았던지
우드득 소리가 났다.
' 으아악! 이거 놓으시오! '
" 사과부터 하게! 자네는 지금 내 아내를 욕보였다!
그 말을 렌고쿠 가에 대한 반발로 보아도 좋다는 뜻인가? "
쿄쥬로 씨는 화를 애써 절제하고 있는 듯 보였다.
그가 정말 남자를 다치게 할 생각이 있었다면 두 손을 썼겠지.
그렇지만 쿄쥬로 씨는 남자의 어깨를 한 손으로 짓무르고 있는 것이 전부였다.
물론 그것만으로도 남자는 쓰러질 듯 소리를 질렀다.
' 미, 미안하오! 쌀 파는 게 변변찮아 그랬수다. 미안하네! '
쿄쥬로 씨는 그 말을 듣고는 손을 떼었다.
순간 힘이 풀렸는지 남자는 고꾸라졌고,
쿄쥬로 씨는 소매에서 돈을 꺼내 던졌다.
" 내일 중으로 쌀을 가져와라. 당신이 가진 것 전부! "
' 예? 예. 아이고! 감사합.. '
" 그리고 이 마을을 떠나게. "
그는 한 마디 한 마디씩 씹어 뱉으며 내 어깨를 조심스레 감싸안고
집으로 향했다.
쿄쥬로 씨는 집으로 향하는 동안 아무 말도 없었다.
그의 손에서 땀이 흘렀는지 팔이 축축했다.

집에 도착한 후에 쿄쥬로 씨는 나를 마루에 앉히곤
자신은 바닥에 무릎을 대고 날 올려다 봤다.
" 미안. 미안합니다. 부인. 내가 밖에서 처신을 잘 했더라면
그런 일이 없었을텐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할 것입니다!"
나는 수모스러움을 견딜 수 없어 눈물을 뚝뚝 흘렸다.
' 내가 무슨 잘못이라도 한 걸까요? 내가.. 너무 .. 보잘 것 없었나. '
" 부인! 부인은 세상에서 가장 귀한 여자입니다. 그런 말 하지 마세요. "
그는 연거푸 내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다
결국 날 끌어안고는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 내 그 작자를 마을에 발도 못 붙이게 할 것이니. "
.
.
.
며칠 후 마을을 나갔더니 정말 그 자를 볼 수 없었다.
쌀도 제도에서 직접 들여오게 되었다.
마을에서 희롱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