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어디지?




" 제대로 묶어. 도망이라도 가면, 큰일이니까. "




외딴 오두막인 것 같은 곳에,




사내 둘이서 나를 밧줄로 포박하고 있었다.




나는 한 대 맞은 것처럼 머리가 띵해




제대로 몸도 가누지 못하고 있었다.




" ..근데 정말 답신이 올까? 그 렌고쿠 가에서? "




" 애처가란 평이 자자하니까. 믿어 보자구. "




" 젠장.. 느낌이 안 좋아. "




그들은 내가 깨어나 있는 줄도 모르고,




밧줄을 단단히 묶인 걸 확인하고는 나가버렸다.




나는 애써 고개를 도리질치며 정신을 차리려 노력했지만,




무언가.. 약 기운이라도 도는 것인지 자꾸만 눈이 감겼다.





.
.
.












어제 저녁, 그러니까 쿄쥬로가 임무에서 돌아오기 딱 하루 전날.




쿄쥬로의 마을 친구라던 남자 둘이 찾아왔다.




그들은 정말로 그와의 어릴적 추억들을 얘기해 주었고,




나는 별 경계심 없이 그들을 맞았다.




하인들을 물리면 더 재밌는 기억을 말해주겠다는 말에




나는 하인들더러 잠시 나가 있으라고 했고..




' 젠장..! 안 풀려..! '




그들이 코에 씌운 천에 묻어져 있던 약을 들이마신 나는




현재 그들에게 납치 당한 상태다.




그들이 한 말에 따르면, 렌고쿠가의 돈을 노리고 그런 것 같은데..




나는 한없이 무거워지는 기분에 한숨을 푹 내쉬었다.




또 그에겐 짐만 되는구나.





"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




갑자기 성난 말소리가 가까워진다.




화를 내며 돌아온 그들은 내게 위협을 가하며 물었다.




" 거기 계집!! 정말 네년이 렌고쿠 부인인 거 맞아?? "




무슨 말을 듣고 싶은 건지 몰라 입을 꾹 다물고 있자,




사내들은 답답하단 듯이 벽을 쾅 주먹으로 쳤다.




" 렌고쿠가에서 돈을 한푼도 줄 수 없다고 했다고! "




" 젠장. 헛짓거리만 했어. 어서 여길 떠야 해! "




나는 그들보다 더 당황해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정말로.. 쿄쥬로가 나를..




이건 버린 거나 다름 없잖아.




아무리 내가 경계심 없이 군 것은 잘못이라고 해도..




무엇보다 내 안위를 생각하던 사람이 어떻게 그래?




실망감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비집고 나왔다.





" 너무 상심하진 마. 우리도 이럴 줄 몰랐다구.




그렇게 사랑받는 아내는 아니었나 봐? "





" 그래. 그리고 참 미안하게 됐어. "





..뭐지? 그들이 한 걸음 한 걸음씩 다가왔다.




저 손에 들고있는 번쩍이는 건..




' 뭐, 뭐에요! 가까이 오지 말아요! '




" 씁. 반항하지마. 한 번에 보내 줄 테니까. "





사내들은 입막음을 해야 한다는 이유로 나를 죽이려고 들었다.




자신들의 얼굴을 알고 있는 나를 그냥 살려둘 수는 없다면서




칼을 빼 들고 다가왔다.




' 흐윽..! 살려.. 누구라도 살려 주세요..! '











" 렌고쿠 씨! 이 쪽이에요! "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가끔씩 쿄쥬로를 찾아오던 귀살대원. 이름이..











" 자네씨! "





탄지로..였던가..




탄지로는 나를 부르더니 더 다가오지 않고 뒤를 돌았다.





" 렌고쿠씨! 자네씨께서는 여기 계세요! "





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어떤 인영이 나에게로




빠르게 다가왔다.











" 자네! "





나를 으스러질 듯이 끌어안는 사람은 바로 쿄쥬로였다.




그는 그 상태로 떨리는 숨을 고르며, 내 상태를 확인했다.





" 무사해서, 다행입니다, 부인..! "





쿄쥬로는 언제 나를 이름으로 불렀냐는 듯 경어를 쓰며




내 손목에 묶인 밧줄을 풀어 주었다.




손목에 난 생체기를 보며 그는 이를 갈았다.





" 카마도 소년! "




" 예, 렌고쿠씨! "




" 나는. 부인을 안전한 곳으로 모시고 가겠다.




부디 저 자들의 뒤를 쫓아주게! "




탄지로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밖으로 달려나갔다.











쿄쥬로는 단단히 화가 난 듯 나를 기둥에 묶어 둔 다른 밧줄을 푸는 내내




아무 말이 없었다. 그런 그의 모습이,





어쩌면 나에게도 화살을 겨누고 있는 것 같아서




견딜 수 없었다.





' 쿄쥬로. '





" 예, 부인. "





' 미안..해요. '













쿄쥬로는 내 말에 벙찐 사람처럼 나를 쳐다보았다.





"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





' 내가 또 멍청하게.. 짐이 됐잖아요. '





내가 또 미련하게 눈물을 흘리자,





쿄쥬로는 내 머리를 끌어안았다.





" 부인! "











" 죄송해야 할 자는 저입니다.




아내를 안전하게 지키지 못했으니까. "





그는 그렇게 말하며, 내 볼을 쓰다듬었다.






" 더불어 제 어떤 점이 당신께 부담이 되었으면..




당신 없이는 하루도 견디지 못할 제게




그렇게 사과를 하게 만들었는지.




제 자신이 몹시도 부끄럽습니다. "





쿄쥬로는 한동안 훌쩍이는 나를 달랬다.






그에게 안겨서 울다가 나는 긴장이 풀렸는지,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쿄쥬로는 그런 나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













" 이제 집에 갑시다, 부인. "






깨어났을 때엔 이미 일이 모두 끝난 뒤였다.













나를 납치한 작자들에게 무슨 벌을 내릴 지





쿄쥬로는 날더러 정하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마을에 다시는 얼씬도 못하게 해달라고 했고,





쿄쥬로는 발을 잘라서 마을 밖으로 내쫓았다.





' 그러고 보니.. 산에 있던 나를 어떻게 찾았어요? '












" 아. 그건.. "












" 카마도 소년의 협조를 받았습니다. "





옆에 있던 젠이츠가 속삭이는 것을 들어보니..




제대로 설명도 않고 막무가내로 끌고 왔구나..























납치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