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었다.
쿄쥬로 씨가 씻고 오는 동안
나는 머리를 빗고 있었다.
깔려있는 이불 위로 몸을 뉘이는데
.. 서랍에 저건 뭐지?
또 괜히 이상한 생각하고 써놓은 유서가 아닐까 싶어
서랍을 여니.. 표지가 왜 빨갛지.
' 이. 이게 뭐야? '
너무 적나라한 그림들의 나열에
정신이 팔려있는데 그가 들어왔다.

' 부인? '
그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채로 들어왔다.
나와 눈이 마주치다, 그의 눈이 내 손에 들려있는 교합책으로 내려갔다.
' 이. 이런 거.. 하고 싶었어요? '
" 예?! "
쿄쥬로 씨가 수건을 내팽겨치고 달려와 내 옆에 앉았다.
충격 먹은 내 옆에서 안절부절 못 해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책 속에 그려진 체위에 넋이 나가버렸기 때문이다.
" 부인, 그런 게 아니라..! "
그는 내 팔을 잡고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동료가 준 교합책이며, 너무 외설적이여서 잘 들여다 보지도 않았다고.
부인께 이런 걸 바라는 건 당치도 않다고.
" ..실제로 이렇게 하면, 죽을 지도 모릅니다. "
' ..그럴 것 같네요. '
우리 둘은 얼굴이 빨개진 채로 눈도 마주치지 못했다.
서둘러 서랍에 그 책을 넣고는 이불로 들어갔다.
그도 잔뜩 헛기침을 하더니 내 옆에 누웠다.
교합책을 발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