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님께 혼나고 서러움에 그만 집을 나와버렸다.




탄지로도, 젠이츠도, 이노스케도 전화를 받지 않아.




어떡하지? 공원에 앉아서 연락처를 넘기다가 문득 어느 생각이 스쳤다.




이 근처, 선생님 댁인데?














" 재워 달라니! 부모님께 연락 드릴테니 잠깐 기다리렴. "




선생님이 사는 맨션 앞에서 전화를 하니



아직 옷도 채 갈아입지 않으신 선생님이 나와서 나를 맞았다.



가출했으니 재워달라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선생님은 핸드폰을 꺼내 부모님 연락처를 찾았다.




' 아, 안돼요!!!! '



나는 재빠르게 선생님 손을 부여잡았다.




' 지금 엄마, 아빠가 절 본다면.. 죽일 거에요..



저 진짜 한 번만 살려주는 셈 치고



하루만 재워주시면 안돼요?? '





" 자네야.. 부모님께 진심을 다해 용서를 빈다면



널 죽이실 리가 없단다. 무슨 잘못을 했길래 그러니! "





나는 자초지종을 모두 설명했다.



부모님이 가장 아끼는 도자기를 실수로 깨버렸고,



그 가격이 무려 5000만원에 달한다는...












" ... "



' ... "













" 딱 하루만이다! "



' 네!! '




나는 냉큼 집 안으로 들어갔다.



신발을 벗는데.. 집에 아무도 없나?




' 선생님, 남동생 있으시다고 하지 않았어요? '




" 금요일이니, 부모님을 뵈러 갔단다.



가방은 여기다 놓고, 배 고프면 센베가 있으니 먹고 있어라. "




나는 거실 코타츠에 앉아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선생님은 내게 우유와 센베를 내주고 방으로 들어가셨다.




" 여기.. 센쥬로가 입던 옷이 있을텐데.. "




선생님이 잠시 후에 파란 별이 그려진 잠옷을 들고 오셨다.












" 자! 마땅한 옷이 이것 밖에 없더구나! "



' .. 이거 뽀로로 아니에요? '



" 그렇지. 애들이 입기에 딱이지. 방에 들어가 있을테니, 입고 있으렴! "




누가 봐도 유치원 애들이 입을 만한 옷인데.



선생님이 보기에 내가 그냥 유치원생이랑 다름이 없나??



성의를 무시하기 힘들어 머리를 넣어봤는데.. 들어가지도 않는다.




' 선생님.. 저 그냥 이 옷 입고 잘게요. '



" 그런가! "










그 후로 선생님은 코타츠에 고기 전병을 올려놓고는



방에서 역사 수행평가를 채점하셨다.



..두런두런 얘기도 하고 싶었는데



정말로 재워주기만 하시는구나.



11시가 되자 선생님이 자라고



동생의 방을 내주셨다.












선생님은 나를 아침 7시에 깨워



학교에 데려가셨다. 차에서 비몽사몽 하는 나에게



주먹밥을 주셨는데, 직접 만드셨는지 굉장히 짰다.












" 자, 들어가거라! 선생님은 좀 이따 들어갈테니. "




' 재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쌤. '




" 그래.. 아무래도 어제 일은 비밀로 하는 게 좋겠다.



부모님과는 꼭 화해하고! "





' 넵. 감사합니다! '





교문으로 들어가려 뒤를 돌았는데,



.. 탄지로가 입을 쩍 벌리고 나를 쳐다봤다.












" 자네야.. 선생님과 그러면 안돼.. "



' ... 그게 아니라.. '




나는 탄지로에게 한 30분은 매달려서 해명을 해야했다.
















가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