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랑한 소리를 내며 시원하게 뒹굴고 있는 저것은, 아무리 현실부정을 해봐도 영락없이 병장님이 중앙에서 힘들여 공수해 오셨다는 찻잔이었다. )


( 상황을 되짚어보자. 회의가 길어질 것 같다는 병장님의 부탁으로 대신 책상 위를 정리하고 있었다. 난잡하게 흩뜨려진 서류 뭉치들을 모으고 책을 책꽂이에 넣어두고, 여기까지는 좋았다. 급하게 나가신 모양인지 단복 자켓을 책상 위에 그대로 올려두고 가셨길래 등받이에 걸어두려고 팔을 뻗은 참이었다. 팔꿈치 쪽에 뭐가 걸리적거린다 싶더니 아차 하는 새에 일은 저질러진 후였다. )


쨍그랑 -


( 금박의 문양을 휘황찬란하게 두른 저 찻잔의 가격이 얼마나 될지 빠르게 머릿속으로 계산을 돌려본다. 중앙까지 가야 구할 수 있는 거니까 내 봉급으로는 도저히..., 등 뒤로 식은땀이 흘렀다. 그리고 타이밍 나쁘게 문을 열고 병장님이 들어오신다. )


「 무슨 소리냐. 」


( 병장님은 한번 집무실을 둘러보더니 빠르게 상황 파악을 마치신 모양이었다. 아무 말 없이 이쪽으로 성큼성큼 걸어오는 병장님을 보고 당황해 급하게 깨진 조각들을 집어 들었다. 따끔, 손이 욱신거려 작게 신음을 내니 그의 눈초리가 날카로워진다. )


「 뭐하는 거야! 」


( 내 손을 휙 잡아끈 병장님은 급하게 어디에 상처가 났는지 확인하셨다. 강렬한 시선이 닿는 곳마다 후끈 달아오르는 기분이었다. 그러다 어느 한 곳에 눈길이 멈췄고 병장님이 혀를 차며 손수건을 꺼내셨다. )


「 쯧, 손가락을 베였잖아. 다섯 살 난 꼬맹이도 아니고, 맨손으로 유리 조각을 만지면 안 된다는 것도 모르냐. 」


( 검지에 손수건을 동여매는 섬세한 손길이 은근히 간지럽다. 그렇게 한참 동안이나 서로 간에 말이 오가는 일 없이 조용했다. 이윽고 병장님의 손이 떨어졌지만 나는 찻잔을 깨뜨려 죄송하다는 말을 먼저 해야할 지, 고맙다는 말을 먼저 해야할 지 고민되어 쉽사리 입이 열리지 않았다. )


- (1) 병장님이 아끼시는 찻잔을 깨뜨려버렸어요. 죄송합니다.
- (2) ...손수건 감사합니다.

名前:리바이 아커만

첫 만남 이후 1일 째

병장님을 좋아해요

話した言葉:병장님이 아끼시는 찻잔을 깨뜨려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