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키가 작다, 그것도 매우 많이. 성격도 더럽게 까칠하기로 유명하다. 또 본인은 결벽증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사실은 엄청나게 깔끔을 떨어서 먼지 한톨도 못 보는 사람이다. 매일 피곤에 찌든 얼굴을 하고 학교에 와서 세상 다 산듯한 말투로 이야기하는게 속에 아저씨가 있는 건 아닐지 의심이 가기도 한다.
"대체 그런 사람을 왜 좋아하는 거야?!"
내 말을 들은 페트라가 기겁을 했다. 나는 빨대를 쪽쪽 빨면서 페트라의 반응을 애써 무시했다.
"그렇지만 얼굴이 너무너무너무 내 취향이고, 까칠하지만 은근히 다정한 사람이란 말야."
"이해 안 돼... 이해 안 돼..."
페트라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중얼거렸다. 그러더니 페트라는 햄버거를 우적우적 씹고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야, 나 아직 다 안 먹었어..."
"누군지 얼굴이라도 봐야겠어."
"안 돼!"
패스트푸드점이 떠나가라 소리를 지른 내게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그제서야 엄청나게 쪽팔릴 짓을 했다는 것을 깨달은 나는 반이나 남은 햄버거로 얼굴을 가리고 줄행랑치며 가게를 빠져나왔다.
"(-), 창피하게 왜 소리를 지르고 그래?!"
"아니 그렇지만- 네가 보면 안 된단 말이야!"
"왜!"
"그야 너랑 내가 좋아하는 얼굴 취향이 놀라울 정도로 똑같잖아?"
"나참..."
페트라가 기가 찬 듯한 얼굴로 나를 바라본다. 10년째 절친이라는 타이틀처럼 우리는 너무나도 취향이 비슷했다. 특히 얼굴 취향에 있어서 말이다. 게다가 우리 둘 다 고집이 꽤 센 편이기에 괜히 사랑의 라이벌, 그것도 막강한 라이벌을 늘리고 싶지 않았다.
"뭐야, 기껏 햄버거도 사줬더니... 드디어 (-)의 연애 이야기를 들을 수 있나 했는데."
"미안- 그래도 잘되면 꼭 얘기해줄게!"
그 사람때문에 동아리도 따라 들어갔다는 이야길 들으면 페트라는 기겁할거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1n년 인생 좋아하는 사람이 생긴 건 처음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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