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바이의 매일은 단조로웠다. 새벽 5시 정도에 기상, 일어나면 곧바로 청소를 시작한다. 빗자루로 온방 구석구석을 쓸고 나면 그제서야 하루가 시작되는 것 같았다. 제 사랑스러운 연인은 청소가 끝날 무렵까지 침대에 누워 잠에 빠져 있다. 보이는 먼지를 다 쓸었다고 느끼면 리바이는 단복으로 환복하고 간단하게 준비를 한다. 아침 7시, 식사 배급이 시작될 무렵에 리바이는 아직도 꿈나라를 헤매고 있는 연인을 깨웠다.
일어났어요, 일어났다구요.., 반밖에 뜨지 못한 눈으로 되지도 않는 소리를 늘어놓으며 침대에서 일어날 생각이 없는 연인의 모습이 퍽 귀여웠지만 리바이는 엄격한 사람이었다. 빨리 일어나. 목소리를 깔고 이불을 들추면 추운듯이 웅크리던 그녀가 뭉그적대며 다리를 쭉 폈다.
항상 늦잠을 자는 연인은 옷을 입으면서 아침 안 먹으면 안돼요? 귀찮은데.., 하고 투정을 부렸다. 그런 그녀의 준비를 도와주면서 리바이는 하? 아침을 안 먹을거면 그 시간에 청소라도 돕겠다 이거냐, 고 대답을 해준다. 리바이의 결벽증을 잘 알고있는 그녀는 그러면 고개를 빠르게 젓고는 황급히 식당으로 내달리곤 했다. 자기는 하루의 한 끼 먹을까 말까 하면서, 연인이 밥을 한 끼라도 거르는 것은 질색하는 리바이였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힘든 훈련이 이어지고, 식사를 마치고 나면 그녀는 리바이의 집무실을 찾았다. 리바이가 업무를 보는 중에 그녀는 그가 지루하지 않게 시덥잖은 이야기를 시작했고 리바이는 손을 바삐 움직이며 종알대는 연인의 이야기를 들었다. 한창 떠들어대던 연인의 목소리가 작아지고 집무실이 조용해지면 연인이 잠이 들었다는 것이었다. 그러면 리바이는 서류를 보던 손을 멈추고 꾸벅 졸고 있는 연인을 들어안아 침대에 뉘었다. 새근새근 잠에 든 그녀를 바라보다 다시 서류일을 시작하고 책상에 엎드려 쪽잠을 자는 것, 그게 하루의 전부였다.
그리고 오늘도 변함없이 똑같은 아침이 시작된다. 리바이는 늘 그랬듯이 5시에 일어나 빗자루를 들었다. 그러고는 강박처럼 방 구석을 쓸고, 또 쓴다. 팔이 뻐근해져올 때까지 비질을 하고 나면 커튼 새로 햇살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슬슬 깨워야하나, 하고 리바이는 연인이 누워있을 침대 앞으로 다가갔다.
"...아 그렇지, 이제는 없군."
리바이는 자조적인 웃음을 터뜨렸다. 이불 속에는 아무도 없었다. 차갑게 식은 침대 속에 손을 넣은 리바이가 주먹을 꽉 쥔다. 핏줄이 도드라지고 날카로운 손톱이 손바닥을 찔러도 멈추지 않고-.
리바이는 그날 연인의 꿈을 꾸었다. 자신에게 울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그녀의 모습에 리바이는 그럴싸한 대답도 못하고 황망하게 손을 내뻗었지만 잡히는 건 없었다. 허무하게 끝나버린 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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