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조사병단 대청소 날.
병장님과는 청소 구역이 달랐기에 아침부터 얼굴 한 번 보지 못했다. 하지만 워낙 할 일이 많아서 병장님과 마주쳐도 인사밖엔 나누지 못할 것 같다.
"(-)씨, 병장님이 부르시는데요."
"그래?"
열심히 책장을 닦고있던 중에 신병이 쪼르르 내게 다가왔다. 병장님이 부르신다니, 무슨 일이길래... 나는 수고했다는 의미로 신병에게 까딱 고갯짓을 했다.
-
"(-)."
요정 같은(?) 청소복 차림을 하고 창문을 닦고 계시던 병장님과 눈이 마주쳤다.
"병장님, 부르셨어요?"
"아아 뭐..."
"무슨 일로 부르셨는데요?"
"별 거 아냐, 심부름이다."
심부름이면 아까 그 신병한테 시키시지 굳이 내게?
"굳이 저한테요?"
"뭐 겸사겸사다. 얼굴도 볼 겸."
풉, 그냥 보고싶어서- 라고 말씀하시면 될 것을.
"그게 본심이에요?"
"뭐가."
"흐음, 절 보고 싶어서 부르신거죠."
병장님이 그 말에 내 정수리를 꾹하고 누르셨다.
"시끄러워."
쳇, 부끄러워 하시기는.
"그래서 심부름이 뭔데요?"
"심부름? 네가 하도 늦길래 엘런한테 다 넘겼다."
"네에?"
...역시 그냥 심부름은 핑계로 날 부르신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