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前:리바이

거인 토벌수 : 8구

병장님이 좋아요

상관 회의를 마친 병장님께서 술을 가져오셨다.


"웬 술이에요?"


"...글쎄다, 헌병단 쪽에서 내려온 거라던데. 한창 유행하는 술이라고."


"마셔도 되는 거예요?"


병장님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셨다. 나는 선반 위에 놓인 유리잔 두개를 꺼내 병장님께 내밀었다.

쪼르륵-
황금빛 액체가 유리잔 속에 담겨 반짝인다. 얼핏 보기에도 꽤나 값이 나가보이는 녀석이었다. 애주가는 못되지만 비싼 술이라니 구미가 당긴다.


"짠 할까요?"


"짠." 잔과 잔이 맞부딪혀 맑은 타악기의 소리를 낸다. 술이 센 병장님은 망설임 없이 원샷을 하고 다음 잔을 따르셨지만 꽤 술이 약한 나는 홀짝홀짝 반모금씩만 넘기고 있었다.

그렇게 조금씩 마시는데도 이게 도수가 센 술인지 머리가 띵 울리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약간 달짝지근하면서 씁쓸한 술의 맛에 중독되어 잔을 놓지 못했다. 내일 훈련이라 적당히 마셔야 하는데-, 머릿속에선 스탑을 외치지만 몸은 멈출 생각을 않는다.


"...그만 마시지 그래? 술도 약하잖아, 너."


"비싼 술이니 한 잔은 마셔야죠!"


"적당히 마셔라."


"네네-"


그렇게 다시 한 모금, 한 모금.
술이 목구멍으로 넘어가고 얼굴은 뜨거워진다. 점점 혀가 꼬이기 시작한다. 병장님 얼굴이 세 개로 보일 쯤에야 나는 내가 취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직 반 잔도 안 마셨는데-, 아까운 마음에 다시 입으로 잔을 가져다 댔다.


"(-), 그만 마셔."


"훌쩍... 더 마실 수 있는데요..."


"너... 내일 훈련 있잖아."


"예에? 훈련이... 있던가?"


"주둔병단이랑 합동 훈련, 그러니까 그만 마셔라."


휙- 내 손이 갑자기 허전해졌다. 한 번에 술을 입으로 털어버린 병장님이 나를 어깨에 둘러매고 침대에 눕히셨다.


"쳇."


"입 다물고 자라."


"싫은데요."


"취하니 쓸데없이 반항심만 커져서는.."


병장님의 입술이 맞부딪혀 왔고 우리 둘 사이에는 달짝지근한 술 냄새가 감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