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前:리바이

거인 토벌수 : 8구

병장님이 좋아요

물을 두 잔 따라서 조심조심 병장님 방으로 들어갔다. 걸레로 창틀을 박박 닦고 계시던 병장님께 물 한 잔을 건네는데-

탁-


'일...냈다...'


미끄러운 컵 표면에 순간 이를 놓치고 말았고, 컵은 순식간에 바닥으로 떨어졌다. 황급히 손을 뻗어봤지만 역시 역부족이었다. 다행히 유리컵이 아닌 나무컵이라 깨지진 않았지만 물 한 잔은 아예 다 엎어졌고, 남은 한 잔도 놀란 나머지 몸이 심하게 흔들려 물이 반쯤 쏟아진 상태였다.


"병, 병장님?!"


그리고 난데없이 물세례를 맞은 병장님 머리카락에서 물이 뚝뚝 흘러나왔다. 젖은 머리칼을 쓸면서 병장님이 처참한 방의 꼴을 빙 둘러보셨다.


"하아..."


축축해진 온몸에 한껏 인상을 찌푸리신 병장님이 걸레를 들고 성큼성큼 내 바로 앞으로 다가오셨다.


"죄송해요..."


"일을 늘리는군."


"하하..."


멋쩍게 웃어보이자 병장님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신다.


"앞으로."


"네?"


"청소할 때는 음료류 들고오지 마라. 절대."


"......네..."


멋쩍게 머리를 긁적이며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축축 젖은 병장님이 "비에 젖은 생쥐꼴이잖냐." 하면서 탁탁 머리칼을 털어내셨다.


"수건이랑... 걸레 하나 더 가져올게요."


정말 나는 왜 이렇게 물만 들면 칠칠치 못해지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