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도 없는게!"
  "당장 우리 마을에서 나가!"

  귓가에 박힌 소리는 폭언이었다. 그리고 다음엔 욕설이 들렸다.

  흔한 관경이었다. 더군다나 나루토에겐 더욱이 흔히 접할 수 있다. 그래서 나루토는 참지 못했다. 눅눅한 습기를 꽉 머금어 이끼가 잔뜩 핀 골목길 맨 구석에서 여자아이는 아이들에게 둘러쌓여 있었다. 소녀가 쥐고 있는 제 옷깃 끝이 사정없이 구겨졌다. 나루토는 차마 그것은 눈에 담지 못했지만, 소녀가 폭언에 못 이겨 뒤돌아 골목을 뛰쳐 나가는 것을 보았다. 고개를 숙인 소녀가 나루토의 곁을 지나쳐갔다. 어깨가 스쳤지만 소녀는 달음박질을 멈추는 대신 쭉 나아가기를 택했다.
  골목의 안 구석에서 킬킬대는 웃음소리가 들렸다. 그래서 나루토는 성큼 제 왼 발을 내밀었다. 쾅, 하고 효과음이 들린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야!"

  호탕한 부름은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탁월했다. 사나운 눈빛의 아이들이 고개를 들어 나루토를 쳐다본다.

  "뭐야, 꼬맹아?"
  "친구를 괴롭히는건 나쁜거라니깐! 너네는 나쁜 녀석들이야!"

  조막만한 검지가 나루토의 앞에 있는 아이들에게 가리켜진다. 심기가 불편했는지 아이들은 훌쩍 나루토의 코앞까지 다가와 가리킨 검지를 신경질적으로 쳐냈다.

  "시끄럽게 왱알대지 말라고."
  "시끄러운건 너네들이거든!"

  나루토는 지지않고 대꾸했다. 표정이 일그러진 남자아이가 주먹을 들었다. 나루토보다 한 뼘정도 키가 큰 아이는 그대로 나루토의 뺨에 주먹을 박아넣었다. 충격을 막지 못한 나루토는 그대로 뒤로 넘어졌다. 밝은 금발 위로 골목길에 뭉쳐진 먼지가 더덕더덕 붙어 올라온다. 아픈 것보다, 나루토는 이를 악물며 다시 일어난다.
  주먹을 꾹 쥐고 있는 아이의 뒤로 주근깨 투성이인 아이가 성급하게 앞 아이의 어깨를 잡았다. 쟤 있잖아, 괴물이야. 구미호, 여우. 속닥속닥, 기분 나쁘게 수근거리는 소리가 불행히도 나루토의 귀에 꽂혔다.

  "너가 괴물녀석이었냐? 그래서 그 마을도 없는 애를 감싸준거야?"
  "괴물 아니야! 그리고 그 애에겐 마을이 있어! 나뭇잎 마을에서 살고있다니깐!"
  "끼리끼리 멍청이."

  찡그린 표정을 풀지도 않고 아이는 자리를 급하게 떠난다. 나루토가 아이의 등 뒤로 뭐라고 바락바락 소리를 쳤지만 아이는 이를 갈며 떠났다. 나루토는 가슴이 아리는 듯한 허탈한 기분이 들었다.

  "부모님이 없는 게, 마을이 없는 게 무슨 잘못이냐니깐..."

  그리고 나루토는 생각해낸다. 어깨를 스치고 간, 폭언을 듣고 있었던 여자아이. 나루토는 왠지 그 아이를 만나고 싶었다. 그래서 아이가 뛰어간 방향으로 저도 나아갔다. 주먹에 맞은 뺨이 쓰렸지만 대충 손바닥으로 문질러 가라앉힌다. 뛰어가면서 바람에 목소리가 넘실넘실 일었다.


NAME:Naruto

라멘이 20그릇

방금 한 말, 좋다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