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동이 일어난데에 비해 싸움은 순식간에 끝났다.
사내가 약하지 않은것이 아니다. 나루토가 터무니없이 강한 이유였다. 나 조차도 잘 알지 못하는 힘을 휘두르며 나루토는 찰나의 순간에 사내를 제압했다.
나루토는 뻗은 사내의 목을 그러쥐고 제 분노를 드러내며 이를 갈았지만, 이내 숨을 뱉으며 그것을 삼킨다. 그리고 밧줄로 사내를 묶었다. 호카게이기 때문에 내린 판단일 것이다.
남자는 마을로 돌아간다면 사건에 맞는 처분이 내려지겠지.
보루토는 나루토가 하는 행동을 빤히 보고만 있었다. 보루토의 눈 속에서 동경이 뚝뚝 떨어져 내린다.
망할 아버지, 바보 아버지, 항상 그렇게 부르면서 나루토를 싫어했으면서도 역시 본심으론 많이 좋아하고 있다는 게 눈으로 훤히 보였다. 그 점이 그렇게 귀엽지 않을 수 없다.
또 보루토와 나루토가 그렇게 나란히 있으니까, 정말로 두 사람은 판박이었다. 태양빛을 받은 금발, 하늘을 담은 눈.
그래서, 조금 웃고 말았다.
보루토 「엄마, 이제 긴장이 풀리니까 웃음도 나오는거야?」
"아, 그게 아니라..."
내가 말을 꺼내자 남자를 살피던 나루토가 내 쪽을 돌아보았다. 할 말이 있는 표정, 그러나 쉽게 말을 하지 못하는 듯.
나루토는 예나 지금이나, 표정관리를 잘 못하는구나.
"이렇게 보니까 두 사람, 역시 많이 닮았다 싶어."
보루토 「...아빠의 아들이니까.
그나저나, 얼른 마을로 돌아가자니깐요.
쪼그만 엄마는 이제 쉬어야지.
아빠는, 늦게 마을로 온 것에 대해선 잔소리 좀 들어야 한다구.」
나루토 「하하, 미안하다니깐...」
나루토는 웃으며 뺨을 긁적였다. 웃기게도, 그 행동에서 내 친구의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 나루토를 빤히 보고있자 그는 내 앞으로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붕대가 감기지 않은 왼손이었다.
고개를 조금 올려서 나루토를 바라본다. 키가 많이 큰, 나의 오랜 친구는 머리마저 짧아져 있다. 세월의 차이가 여실히 드러난다. 하지만 그 거리감이 무색할만큼, 나루토의 표정속엔 내가 알고있는, 오랜 미소가 짙게 깔려있었다.
나루토 「가자, ○○.
나한테... 할 얘기가 많지?」
그래서,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나루토의 손을 잡았다. 커다란 손바닥이 내 손을 감싼다.
쪼르르 다가온 보루토도 나머지 한 손으로 꼭 잡고, 마을로 향한다.
발걸음이 유독
가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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