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동기들 사이에서 조용하게 소근소근 퍼져가는 그것,
바로 벽쿵.
벽쿵이란 남자가 여자에게 잘 보이기위해 여자를 벽으로 밀어넣는 행동이라는데, 사실 그 행위가 쪼금은 멋있게 보이긴 했다.
그래서 시도하기로 한다.
나루토에게.
"나루토~"
「응? 무슨일이야?」
그를 부르자, 나루토는 아무 의심도 생각도 없어보이는 순한 표정으로 내게 걸어왔다. 나는 표정에 옅은 웃음을 씌우고 나루토의 앞으로 성큼 다가간다.
나루토는 갑자기 거리를 좁혀가는 내 행동에, 포식자를 만난 초식동물처럼 설설 뒷걸음질쳤다.
더듬더듬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는 무시한다. 오로지 나루토를 분위기로만 벽으로 밀어붙이고, 이내 나루토는 제 등 뒤에 벽이닿자 꽤 황당한 표정을 짓는다.
그가 고개를 갸웃이며 다시 한번 내 이름을 부르려던 찰나, 나는 그늘진 얼굴로 나루토의 양 어깨 옆 벽 위에 팔을 턱 하니 갖다대었다.
쾅, 하고, 손바닥에 벽이 부딪혀 요란한 마찰음을 튀겼다.
「으, 응? ○○? 저기, 무슨일...」
"나루토, 이게 벽쿵이라는건데..."
나는 살짝 까치발을 들어 나루토의 눈높이보다 조금 더 높이 시선을 올려 그를 내려다본다. 발가락이 파르르 떨렸지만 꾹 참고, 아무렇지 않은 냥, 태연한 웃음을 지었다.
"조금은... 설레?"
「○○...」
내 눈을 올려다보는 하늘색 눈빛이 수줍음으로 반짝 빛이 났다. 살짝 뺨을 발그레 물들인 나루토는, 천천히 입을 열어 내게 작게
속삭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