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이 없어 멍하니 창가에 앉아 흘러가는 구름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노랫말이 떠올랐다. 어렸을 적 부모님께 배웠던 노래였다.
흥얼흥얼 조용히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멜로디를 따라불렀다. 워낙 오랜만에 부르는 노래라 기억이 드문드문해서 막히는 구간이 있었지만, 여러번 중얼대다 보니 뇌 한 구석에 방치해뒀던 노랫말들이 점점 떠올라서 입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나는 뒤에 병장님이 계신 줄도 모르고 계속 노래를 흥얼거렸다. 노래를 마치고 휙 뒤를 돌았을 때 병장님이 보였고, 나는 화들짝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고 말았다.
"들으셨어요?"
"그래. 처음 듣는 노래라 가만히 듣고 있었다."
"아, 어렸을 때 부모님께서 가르쳐주신 노래에요. 하늘을 보니 갑자기 떠올라서..."
"네 노래는 처음 듣는 것 같군."
"노래야 뭐, 할 기회도 없고 나서서 하면 창피하니까요."
"그러냐... 듣기 좋았는데 말이지."
나는 내 자신이 노래를 잘한다 생각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 병장님께 '듣기 좋았다'는 말을 들으리라고는 생각치도 못해서 조금 쑥쓰러운 기분이 들었다.
"언제부터 들으신 거예요? 오셨음 말씀하시지..."
"얼마 안 됐어, 마지막 소절 부를때쯤 들었으니까 말이다."
노래를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서부터 살짝 인기척을 느꼈던 것 같은데 그건 기분 탓이었나 보다. 하긴 병장님이 아무말 없이 조용히 내 노래를 십분 가까이 듣진 않으셨겠지.
(신청 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