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前:리바이

거인 토벌수 : 8구

병장님이 좋아요

"?"

"어, 이게 그러니까..."

지금은 일요일 오후 다섯 시, 병장님 방 안에 있다. 병장님은 책을 읽으시다가 그새 잠드셨는지 벽에 기댄 채 팔짱을 끼고 눈을 감고 계셨고, 병장님 옆에는 읽다 만 책이 엎어져 있었다.

병장님의 얼굴 앞에서 손을 이리저리 흔들어 봐도 미동 하나 없으셔서 나는 병장님이 깨지 않게 주의하며 얼굴을 요리조리 만지기 시작했다.

코를 돼지코로 만들었다가, 볼을 쭉 잡아 당겼다가 손목에 있는 머리끈으로 병장님 머리카락을 묶었다가, 풀었다가.

'병장님은 뭘 해도 잘생기셨네...'

그리고 뚫어져라 얼굴을 바라보는데, 갑자기 병장님이 휙 눈을 뜨셨다.

"악!"

"?"

"어, 이게 그러니까..." 그렇게 지금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다.

병장님은 날 의심하는 눈초리로 쳐다보셨다.

"절대 병장님 얼굴 가지고 장난치지 않았습니다!"

"뭐하고 있냐고 물어보지는 않았다만."

"....."

"뭐, 키스를 하고 싶었던 거라면 해줄 수는 있지."

"자..잠깐만요! 얼굴을 갑자기 들이대시면..."

병장님은 장난칠 의도였던건지 어쩌신건지는 모르겠지만 순간 병장님의 얼굴이 1cm 이내로 다가오니 부끄러워진 나는 고개를 돌리려다 그만 병장님의 이마를 세게 들이받고 말았다.

깜짝 놀라 어버버거리는 내게 병장님은,

"네가 그렇게 날 싫어할 줄은 몰랐는데."

"그건 시..실수로..."

"네 마음은 잘 알아두도록 하지."

설마 진짜 화나신 건가? 슬쩍슬쩍 병장님의 눈치만 바라보면서 방심하던 찰나에 병장님의 입술이 내게 가볍게 닿았다가 떨어진다.

"네 반응이 재밌어서."

내 얼굴은 이미 사과보다 새빨개졌고, 병장님은 그런 나를 재미있다는 듯이 바라보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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