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병장님이 침대에 누워 끙끙대는 나를 보시고는 다가오셨다. '열이 난다'고 하자 눈에 띄게 미간을 좁히신다.
"별거 아닐거에요. 옛날부터 감기는 자주 걸렸거든요...조금만 쉬다가 나갈게요."
말은 이렇게 했지만 머리가 띵하고 울려서 일어나기 조차 버거웠다. 숨소리는 점점 거칠어졌고, 얼굴이 뜨거워지는 게 느껴졌다. 온 몸이 무거워지고 오슬오슬 떨리기 시작했을 때 내 이마에 차가운 무언가가 닿았다.
"...많이 나네."
병장님은 내 이마에 손을 짚어 열을 재셨다. 뜨거운 이마에 병장님의 차가운 손이 닿아 미묘한 느낌이 들었다.
"걱정 마세요! 훈련에는 꼭 참가할 테니까요. 병장님은 오늘 훈련 감독이라 하셨으니까 먼저 가세요."
"잠시만 기다려라. 누워서 눈이나 붙이고 있어."
병장님이 밖으로 나가시자 몸은 더 무거워졌다. 열은 더 심해졌고, 머리는 뜨거운데 몸은 차가웠다. 눈을 뜨고 있기도 버거워서 눈을 감은 나머지 곧장 잠이 들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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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보니 창문 밖으로 노을이 지고 있었다. 방 안으로 노을이 들어와 주황빛으로 빛났다. 나도 모르는 새에 잠이 든 모양이다. 기지개를 펴고 일어나니, 내 이마에서 무언가가 툭 하고 떨어졌다.
허리를 굽히자 이미 미지근해져있는 물수건이 보였다. 깜짝 놀라 주위를 둘러보니 내 책상에서 병장님이 서류 작업을 하고 계셨다.
"병장님?"
"일어났나. 약 먹어라."
그제야 내 머리맡에 놓인 약 봉지를 발견했다. 그리고 옆에는 미지근한 물도. 병장님께 묻고 싶은 것이 많아 약을 빠르게 입 안으로 털어 넣었다.
"병장님 훈련 감독 안 하셨어요?"
"한지한테 대신해 달라고 했다. 이리 와."
병장님이 내 이마에 손을 얹으셨다.
"열은 내렸네."
"설마 저 간호해 주신거에요? 우와, 감동..."
"아픈 녀석을 두고 혼자 갈 수는 없잖아."
병장님의 말씀은 여전히 퉁명스러우셨지만, 그 속에 나를 걱정하는 마음이 담겨있다는 걸 알기에 괜스레 코 끝이 간지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