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前:리바이

거인 토벌수 : 8구

병장님이 좋아요

서류에 집중하고 계시는 병장님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괜히 놀래켜 드리고 싶어져 발뒤꿈치를 들고 살금살금 걸었다. 병장님 바로 뒤에 서서 어떻게 놀래켜 드릴까 고민하고 있는데,

'뭔가 병장님 머리 폭신해 보여서 쓰다듬어 보고 싶다.'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내 오른손이 병장님 머리 위에 얹어져 있었다. 가볍게 손을 쓸어내릴 때마다 손가락 틈새로 빠져나오는 머리카락이 부드러웠다.


"뭐하는 거냐."


"흐억!"


...아, 쪽팔려. 이상한 소리를 내며 발작하듯 튀어오르고 말았다.


"병장님 머리를 보니 왠지 쓰다듬어 보고 싶어져서..?"


아아, 완전히 병장님한테 변태로 찍혀 버린 것 같은 기분이야. 저번에 '때려주세요'라고 장난쳤을 때부터 완전히 변태로 오인받고 있는 것 같은데. 오인...은 아닌가.



"이상한 녀석."


병장님이 이렇게 중얼거리고는 나를 쳐다보셨다. 병장님과 눈이 마주치자 나도 모르게 긴장이 되어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내 머리 위로 병장님의 손이 얹어졌다.


"뭐하시는 거예요?"


"네가 한 짓 그대로 따라하고 있는 건데, 왜. 불만 있나?"


"아뇨! 불만이라뇨. 당연히 설레죠!"


"됐어. 나도 똑같으니까. 괜히 풀죽어 있지 마라."


병장님이 내 머리를 가볍게 헤집어 놓은 뒤 다시 서류로 눈길을 돌리셨다. 이미 사라졌을 게 분명한 병장님의 온기가 아직도 남아있는 듯한 묘한 기분과 설렘. 나는 멍하니 병장님의 손길이 닿은 곳에 손을 올려놓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