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前:리바이

거인 토벌수 : 8구

병장님이 좋아요

오늘은 나에게 있어 최악의 날.
그저그런 말들이 내게 꽂혀 비수가 되고,
내게 비치는 악의가 훤히 눈에 보이던
그냥 그런 날.

애써 웃음으로 무마한 채 방으로 돌아와보니 내 몸은 이미 엉망진창이었다. 울컥 눈물이 쏟아질듯 해서 침대에 누워 베개로 얼굴을 꾹 눌렀다. 베개가 더러워진다 해도 오늘은 이렇게 하고 있지 않으면 진정되지 않을 것 같았다.

똑똑- 한창 눈물 콧물 다 쏟아내고 있을 즈음 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 목이 잠겨있어 지금 울고있는 게 들킬까봐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

병장님의 목소리.
반가워서 나도 모르게 '네'하고 대답할 뻔 했다. 하지만 대답할 수는 없었다. 내 목소리만 들어도 기분 상태를 귀신같이 알아채시는 병장님이 내가 울고 있다는 걸 알게 되면 엄청나게 걱정하실 것을 뻔히 알고 있었으니까.

"안에 있는 거 다 알고 있다."

"....."

"듣자하니 오늘 네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하던데, 무슨 일 있는거냐?"

"아뇨... 괜찮으니까 그냥 가세요."

계속 침묵을 유지하기도 그래서 목에서 올라오는 뜨거운 울음을 삼켜내고 간신히 대답했다.

"문 열어."

병장님 귀에도 오늘 내가 기분이 좋지 않았다는 게 들어간 것 같은데 이렇게 버티고 있어봤자 병장님이 오냐 알겠다 하고 돌아가시진 않을 것 같았다. 나는 휴지를 뽑아 세게 코를 풀고나서 병장님께 문을 열어 주었다.

"무슨 일인데 그렇게 울상이야."

병장님의 얼굴을 보니 속에서 또 울컥하고 눈물이 치솟아 올랐다. 제어할 틈도 없이 오른쪽 눈에서 삐죽하고 새어나온 눈물때문에 더 이상 병장님께 슬픔을 감추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냥 별 일 아니긴 한데..속상해서요..."

나는 그 자리에서 엉엉 대성통곡을 하며 병장님께 오늘 있었던 일들을 털어 놓기 시작했다. 속에서 쌓여있던 감정들을 토해내자 몸에 힘이 쫙 빠진 듯 휘청거렸다. 병장님은 울음에 들썩거리는 나를 품 안에 가두고는 조용히 내 얘기를 들어주셨고, 병장님께 느껴지던 온기는 백 마디 위로의 말보다 더 따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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