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장님?"
병장님의 방문을 똑똑, 두드려본다.
"아직 안 오셨나."
살짝 문 손잡이를 잡고 돌려 보았다. 방문을 잠그지 않으셨는지 손잡이를 돌리자 마자 문이 열렸다.
아직 방 안에는 온기가 맴돌았다.
"8시밖에 안 됐는데 벌써 나가신건가?"
병장님을 여기서 기다릴 지, 아니면 다시 내 방으로 갈 지 잠시 고민하다가 나는 병장님 방에 있기로 했다.
아침이라 그런지 조금 쌀쌀했다. 병장님의 온기가 점점 식어가는 방 안, 약간의 한기를 느낀 나는 담요를 덮으려다가 갑자기 이상한 장난기가 발동해 버렸다.
나는 침대 위로 올라가 병장님의 이불 속으로 기어 들어갔다. 따스한 이불 속은 병장님을 떠오르게 했다.
나는 이불 속에서 한참을 밍기적대다가 밖에서 발 소리가 들려 숨을 죽였다. 점점 커지는 발 소리에 나는 이불을 머리 끝까지 덮었다. 이내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이렇게 있으면 깜짝 놀라시려나.'
병장님을 놀래켜 드리고 싶었다.
그런데 병장님이 방에 들어 오셨는데도 나는 언제 나가야 할 지 타이밍을 못 찾고 있었다.
병장님은 방에 들어 오자마자 방 정리를 시작하셨다. 책상 위를 말끔히 정리하고, 먼지털이로 온갖 먼지를 다 털어버리실 기세였다. 계속 청소만 하고 계시니 나갈 타이밍을 잡기 어려웠다. 먼지를 털어내신 병장님은 이윽고 이불을 개기 위해 내 쪽으로 다가 오셨다.
'지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불 속에서 오른 팔만 빼서 병장님의 손목을 잡았다. 그리고 내 쪽으로 확 끌어 당겼다. 어느샌가 이불이 내려져 앞이 환했다.
"병장님, 짠!"
해실해실 웃으며 병장님을 바라보는데 어째 조금 묘한 자세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뭐, 내가 병장님을 끌어 당겼으니까 당연한 거겠지만.
어쩐지 조금 부끄러워져 살짝 고개를 돌리는데 병장님이 내 얼굴을 돌려 자신과 마주보게 만드셨다.
"(-)." 병장님이 내 이름을 나즈막히 불러주신다. 병장님의 목소리가 내 이름과 함께 귀에 박힌다.
"네?" 눈이 마주친다. 병장님과 눈이 마주치자 마자 이유 모를 웃음이 나왔다.
"혹시 제가 이불 속에서 나와서 놀라셨어요?"
"그래. 많이."
"와, 진짜요? 성공했네."
나는 살짝 몸을 일으켜 병장님의 입술에 쪽-하고 뽀뽀를 했다. 약간 까칠한 병장님의 입술이 내 입술에 닿았다.
"어디서 이런 짓을 배워 오는지."
"다 병장님 때문이라니까요."
병장님은 이불을 끌어 와 다시 내게 덮으셨다. 그러고는 병장님도 이불 속으로 들어 오셨다.
"...뭐 하시려고요?"
"무슨 짓을 할 지는 이제부터 알려주도록 하지."
암만 생각해도, 내가 하는 짓은 병장님이 하시는 행동에 비하면 아직 한참 모자란 것 같다.
(신청 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