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前:리바이

거인 토벌수 : 8구

병장님이 좋아요

"...그래서, ........."


나는 멍하니 병장님의 말씀을 듣고 있다. 병장님을 무시하는 행동도 아니고, 대화가 재미없어서는 더더욱 아니다. 그저 병장님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 것이다.


"...다."


"네? 못 들었는데 다시 한 번-"


"안 듣고 있었지."


귀신 같이 알아채셨네.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손발까지 크게 휘저어 보였지만 병장님은 이미 내가 딴청을 피웠다고 확정을 지으신 것 같다.


"그..그게 아니라! 병장님 목소리가 좋아서요..."


병장님이 인상을 찌푸리신다.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우물쭈물거리는 내게 "화 안 낼테니 똑바로 말해."라고 하며 자세를 느슨하게 고치셨다.


"정말 화 안 내실거죠?"


"그래."


"병장님 목소리가 좋아서 듣고 있었다고요..."


"호오."


"그냥 그렇다고요."


"내 목소리를 듣는 게 하루이틀도 아니고. 뭐 다시 한 번 말할테니 이번에는 제대로 들어라."


"병장님 혹시."


손깍지를 끼고 의자에 편히 기대 앉아있던 병장님이 내 앞으로 바싹 몸을 끌어당기셨다.


"왜."


"그 목소리로 사랑한다고 해주시면 좋겠는데... 요..."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하면서 병장님을 올려다보았다.


"뭐?"


"아니에요."


"사랑해."


"네?"


"사랑한다고."


갑자기 훅 들어온 말에 깜짝 놀라 몸이 움찔거렸다. 중저음의 부드러운 목소리로 하는 '사랑한다'는 말은 파괴력이 어마어마했다. 몸둘 바를 모르는 나를 보고 병장님이 낮게 웃음을 지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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