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 도중 마주친 병장님. 병장님 머리가 꽤 자라서 앞머리를 넘기는 특유의 헤어스타일로도 막을 수 없는지 긴 앞머리가 병장님 눈에 닿을랑말랑 하고 있었다.
"머리 묶어 드릴까요?"
"묶을 머리도 없는데 어떻게 묶는다는 거냐."
"앞머리요, 앞머리. 시야를 가리니 불편하실것 같아서요."
"끝나고 자를거니까 됐어. 시야에 방해가 되는것도 아니고."
"병장님이 제게 항상 했던 말씀이 뭔지 아세요? 항상 훈련할 때는 조심하라 하셨잖아요. 병장님 앞머리가 지금은 괜찮다고 해도 훈련 때 불편하실수도 있다구요. 만약에 병장님이 입체기동 중에 앞머리가 거슬리면 어떻게 하실 거에요? 손을 쓸 수도 없잖아요."
"그럴 일은 없ㄷ..."
"저한테는 기동장치에 걸릴 수 있으니까 꼭 머리를 묶으라고 말씀해 놓으시고선. 그냥 빨리 오세요-. 저도 걱정되어서 그러는거니까."
"...알았다."
병장님은 결국 내게 머리를 맡기셨다.
"어떻게 묶어드릴까요?"
"그냥 대충 꽉 묶어."
"네에." 하지만 내가 병장님 머리를 대충 묶을리가. 병장님 앞머리를 만질 수 있는건 병장님이 주무실때를 제외하고는 없었다. 그래서 나는 이런 기회를 놓칠 수 없어 내 주머니에 들어있던 온갖 종류의 머리핀과 머리끈을 꺼내 보였다.
"...?"
"걱정마세요, 오래 안 걸릴테니."
"이런 걸 지금 나보고 하라는 거냐..."
"이미지 체인지도 해봐야죠."
"절대 사절이다."
"병장님은 토끼가 어울리실 것 같은데요?"
"..하아? 그냥 평범한 머리끈으로 묶어. 뭐 달려 있는 건 절대 안된다."
"그렇지만 병장님이 토끼 머리끈으로 사과머리를 해주시면 제가 행복할거에요."
머리끈을 들고 눈을 반짝이는 나를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시던 병장님이 벌떡 일어나서 내 앞에서 멀어지셨다.
"엑, 어디 가세요!"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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