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前:리바이

거인 토벌수 : 8구

병장님이 좋아요

"과거...."

"생각해보니 저는 병장님과 꽤 오랜 시간을 알고 지냈는데도 병장님에 대해서 아는 게 얼마 없는 것 같아서요. 그래서 궁금하긴 하지만... 대답하기 곤란하시면 안 해주셔도 괜찮아요!"

"딱히 곤란한 질문이라 생각한 적은 없다. 그래도 꽤나 재미없는 대답이 될지도 모르겠군."

'곤란하지 않다'면서 얼굴은 전혀 아니다. 병장님의 미묘하면서 복잡한 표정을 보고 병장님의 과거에는 내가 헤아릴 수 없을만큼 큰 슬픔이 있으리라고 짐작할 수 있었다.

"아..아니에요! 다른 얘기나 할까요?"

"아니야, 그냥 들어.
어디서부터 얘기해주면 좋을까. 지하도시 시절? 조사병단 입단 초기의 일들?
생각해보니 과거의 나는 단 한번도 후회 없는 선택을 한 적이 없던 것 같군."

"후회 없는 선택이요?"

"입단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끼던 동료들을 거인 녀석의 손에 죽게 해버리고 말았다."

"....."

"물론 이곳에 들어온건 전혀 후회하지 않아. 다만 내가 조금만 더 올바른 선택을 했더라면 그 녀석들을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허탈한 병장님의 미소가 내 마음에 쿡쿡 파고든다.

"..대체 왜 네 녀석이 울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거냐."

"그렇지만요.. 그건 병장님 잘못이 아니잖아요..."

"하, 너가 이럴까봐 얘기해주기 싫었던거다. 이리 와, 나는 아무렇지도 않으니까 진정해."

병장님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건 단번에 알 수가 있다. 아무렇지도 않다면 그렇게 슬프고 허탈한 표정은 짓지 않을테니까. 나는 병장님께 안긴 채 그 넓은 등을 꼭 끌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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