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장님 방에 들어갔지만 찾던 병장님은 보이지도 않고 조사병단 자켓만 달랑 침대 위에 개어져 있었다.
'역시 병장님이라니까..'
잠깐 벗어두는 것이라면 그냥 옷을 팽개쳐놓고 가버리는 나와 다르게 병장님은 가지런히 옷을 개어놓으셨다. 나는 정확히 90도 각이 잡힌 옷을 신기하게 바라보다가 나도 모르게 자켓을 잡고 말았다. 펼쳐진 자켓에서는 병장님 특유의 냄새가 났다.
비누 냄새와 오이향같이 시원한 향이 섞인 병장님 냄새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 중에 하나였다. 병장님 품에 안길 때마다 은은하게 감싸오는 이 향은 남자 병사들에게 주로 나는 담배 냄새와 전혀 달라서 병장님을 다시 보게 되었던 계기이기도 했다.
나는 병장님 자켓을 품에 안고 고개를 박아 한껏 병장님의 냄새를 들이마셨다. 요새 병장님이 바쁘셔서 자주 못 봐서 그런가, 병장님 냄새만 맡아도 그리워지는 기분이었다. 나는 잠시 자켓에 얼굴을 묻고 가만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뭐하는 거냐."
그 때 갑자기 벌컥 문을 열고 들어오신 병장님에 나는 황급히 자켓을 뒤로 감추었다. 심장이 쿵쾅거렸다.
"노, 노크를 해 주세요!"
"여긴 내 방이다만. 그나저나 뒤에 뭘 숨기는 거야."
"...뭐가요?"
"태연한 척 하지 마라, 뒤에 숨기는 걸 다 봤으니까."
얼떨결에 자켓을 뒤로 숨겼지만 병장님의 동체시력을 속이기는 역부족이었나 보다. 슬그머니 자켓을 앞으로 내미는 내 모습을 병장님이 비스듬히 벽에 기대어 쳐다보셨다.
"호오..."
"......"
"뭘하는 중이었길래 그리 급하게 숨긴거지?"
"냄새가 좋아서..."
"냄새를 맡고 있던 건가."
"우연히 맡은 걸로 해주세요.. 맡고 있다뇨, 변태 같잖아요!"
"변태 맞잖냐."
....뭐, 그럴지도.
"병장님 못 본 만큼 충전이에요, 충전."
"보고싶으면 말을 하면 되잖아."
"그렇지만 바쁘신데 어떻게 그래요..."
병장님이 나를 향해 팔을 벌리신다.
"응석이라면 제대로 받아주도록 하지."
나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병장님 품으로 달려갔다. 1cm 앞 병장님의 냄새가 코 끝을 어지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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