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숭숭한 잠자리에 악몽까지 꾸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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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난 자리가 땀으로 축축해 찝찝했다. 흘긋 창문을 보니 밖이 아직 캄캄하다, 분명 새벽일 터였다. 벌떡 일어난 탓에 병장님도 잠에서 깨셨는지 몸을 일으켜 앉아 가만히 호흡을 고르는 나를 바라보고 계셨다.
"(-)?"
"꿈 꿔서 그래요, 괜찮아요."
"악몽?"
"병장님이 바람을 피웠어요."
꿈 속에서 나는 어디론가 바삐 걸어가시는 병장님을 눈으로 좇고 있었다. 내 몸은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아 그저 가만히 서서 병장님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잠시 시야가 흐려지더니 이내 한 여성과 팔짱을 끼고 이야기를 나누시는 병장님의 모습이 보였다. 그 때 어디선가 바람이 불어와 흩날리는 여성의 머리카락을 병장님이 다정하게 귀 뒤로 넘겨주셨다.
잠에서 깨자마자 병장님이 옆에 있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현실이 아닌 것에 안도했다. 손을 더듬어 병장님의 팔을 건드리자 병장님은 단단한 손마디로 내 어깨를 붙드셨다.
"(-)."
병장님의 목소리를 따라 고개를 들었다. 그제서야 나는 내 모습이 엉망진창인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자면서 흘렸을 눈물과 머리카락이 엉켜 얼굴에 달라붙어 있었고, 여전히 호흡이 가팔랐다. 병장님이 다정한 손길로 얼굴에 바싹 달라붙어 있는 내 머리카락을 떼어 귀 뒤로 넘겨주셨다.
"꿈 속이랑 똑같아요..."
"뭐?"
"아녜요, 병장님이 옆에 있어서 다행이에요."
"싱겁기는."
그리고 병장님이 손을 맞잡아오셨다. 나는 가만히 병장님의 손을 받아들었다.
"나는 어디 가지 않아. 안심하고 자도 돼."
"네..."
"터무니없는 꿈을 꿨군."
나는 병장님 품에 안겨 다시 잠을 청했다. 천천히 쿵쿵대는 병장님의 심장 박동이 내게 옆에 있다는 안정감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