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前:리바이

거인 토벌수 : 8구

병장님이 좋아요

"우와, 완전 더워요..."

"여름이니까. 더위 먹어서 똥도 안 나오겠군."

"아하하....."

'..........'

더운 여름, 팔만 닿아도 짜증나고 그냥 옆에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 짜증나고.
내가 제일 싫어하는 계절이 바로 여름이었다.
가뜩이나 예민한 성격인데 더위도 많이 타서 여름에는 성격 파탄자가 되는 기분이 싫었다.

병장님의 재미 없는 농담, 평소라면 그냥 웃고 넘겼을테지만 이럴 때는 다르다.
그냥 모든 게 아니꼽다.
내 성격이 날이 갈수록 날 세워지는 것을 느껴졌다.

"덥다. 병장님, 부채질 해주세요."

"내가 왜."

"부채질 내기 어때요?"

"귀찮아."

"아, 한 번 만요." 나는 병장님께 짜증이 섞인 말투로 칭얼댔다.

계속 칭얼거리면서 나는 무의식적으로 병장님의 팔을 잡았다.
시원..엥? 시원하다. 마치 얼음을 만진 듯한 느낌이었다.

"병장님, 원래 이렇게 몸이 찼어요?"

"가끔."

"지금 병장님이랑 붙어 있으니 완전 시원해요. 무슨 냉증 걸리신 줄 알고 깜짝 놀랐네."

나는 병장님께 팔을 뻗는다.

"병장님, 더운데 저 좀 안아주세요."
병장님께 안기고 싶다는 사심까지 조금 섞어서, 안아달라고 병장님께 졸랐다.

싫다고 거절하시는 병장님께 열 번 정도 조른 것 같다.
내 찡찡거림에 못 이기신 병장님이 살짝 나를 안아 주신다.
일, 이, 삼. 정확히 3초 후에 팔을 풀고 내게서 떨어지신다.

"장난하세요?"

"더워."

"그렇다고 3초가 뭡니까. 3초가."

"땀 냄새 나서 그래."

"전혀 안 나는데요?"

"더우면 땀이 나니까."

"치, 됐어요. 핑계는."

더우면 땀이 난다고 하시던 병장님은 이내 찝찝하다며 욕실로 들어 가셨고, 나는 병장님 침대에 누워 몸을 뒤척이면서 최대한 시원한 곳을 찾았다.
벽에 달라 붙기도 하고, 침대 끄트머리로 가기도 하면서 더위를 이겨 보려 애썼으나 그냥 덥다는 생각 뿐이었다.

"병장님, 다 씻으셨어요?"

"그래."

병장님께서는 수건으로 머리를 탈탈 터시면서 침대에 털썩 주저 앉으셨다.

"뭐 하는 거냐."

"으으, 더워서요..."

벽 쪽에 착 달라붙어 누워 있는 내 꼴은 내가 생각해도 이상했다.
그런데 더운 걸 어떡해. 내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고 계시던 병장님이 팔을 벌리신다.

"...뭐 하세요?"

"안기고 싶다며."

"언제는 땀 냄새 나서 싫다면서요.."

"씻었으니까 괜찮아."
쭈뼛쭈뼛 병장님께 다가가 나는 쏙 병장님 품으로 들어간다.

평소에 따뜻한 병장님의 품이 오늘은 왜 이렇게 시원한건지.
몸이 시원해지니까 배고프다는 생각이 덥다는 생각보다 더 크게 밀려온다. 아, 수박 화채 먹고싶다.

"수박 화채 드실래요?"

"갑자기 뜬금없이."

"더울 때는 시원한 걸 먹어야죠."

"냉차가 있을텐데, 마실거냐? 가져올테니까."

"음... 아뇨, 나중에요. 병장님 품이 시원해서 계속 붙어있고 싶어요."

"뭐, 그러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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