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최악의 날이었다. 봄임에도 불구하고 여름 못지 않게 쨍쨍 내리쬐는 햇빛 탓에 땀이 줄줄 났고, 신병들 교육과 훈련으로 7시간 이상을 땡볕 아래 서 있어야 했다. 가뜩이나 햇빛에 약한 피부인데 땡볕에 있다 보니 더 빨갛게 익어 두드러기가 나 버렸다. 거기에 최악인 건 모든 여자 병사들이 오지 않기를 기원하는 한 달에 한 번 마법에 걸리는 날이 오늘이었다는 것이다.
터덜터덜 지친 발걸음을 이끌고 방으로 들어 왔다. 허리는 끊어질 듯이 아프고, 배는 쿡쿡 쑤셔왔으며 아래 쪽이 몹시 찝찝했다.
다른 건 안 바라도 생리통은 없어졌으면 좋겠다.
왼 손은 허리에, 오른 손은 배 위에 올리고 끙끙대며 침대에 누웠다. 진통제라도 먹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오늘은 다른 때보다 더 고통이 심한 것 같았다.
"(-), 있나." 병장님 목소리였다.
"예에.."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병장님을 맞았다.
"뭐야, 어디 아픈 거냐?"
침대에 누워 손 하나 까딱 못하는 내 모습이 병장님이 보셨을 때 얼마나 환자 같았을까.
"딱히, 그냥 배랑 허리가 아플 뿐이에요. 걱정 안 하셔도 돼요... 그러니까,"
"그러니까?"
"그날이에요."
생리가 부끄러운 일은 전혀 아니지만 어쩐지 남자한테 이 얘기를 꺼내는 건 망설여진다. 특히나 병장님 앞에서는. 그냥 아무 말도 안 꺼내려 했지만 걱정스러운 눈빛으로(병장님 딴에는 말이다. 물론 병장님을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그냥 무표정으로 보이겠지만-)쳐다보시기에 '그날'이라고 대답을 해 드렸다.
병장님은 살짝 당황한 기색으로 "푹 쉬어라."하고 밖으로 나가셨다. 병장님이 나가시자 고통이 더 거세졌다. 허리가 미친 듯이 땡겨 정자세로 누워 있을 수가 없어 태아 자세를 하고 옆으로 돌아 누워 끙끙댔다. 시간이 갈수록 허리 뿐 아니라 배의 통증도 심해지기 시작했다. 그 때 문이 다시 열렸다.
"진통제랑, 물, 따뜻한 물에 적신 수건이다. 그... 한지한테 물어봤는데 배를 따뜻하게 해줘야 통증이 완화된다고 하더군."
"병장님, 이거 갖고 오신거에요? 고마워요.. 진통제가 진짜 필요했는데."
진통제를 입에 넣고 물을 마셨다. 그 후 수건을 배 쪽에 감싸고 다시 침대에 누웠다. 진통제를 먹어서일까, 다행히 점점 통증이 완화되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무거워지기 시작한 내 눈꺼풀. 눈이 감길락 말락 할 때 옆에서 인기척이 느껴진다.
"아프지 말고,"
잘 자라."
끼익- 문이 닫힘과 동시에 내 눈도 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