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前:리바이

거인 토벌수 : 8구

병장님이 좋아요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병장님을 만났다. 어쩐 일인지 주변에 개미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아 오랜만에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병장님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시시콜콜한 이야기, 훈련에 대해서, 오늘 밥에 대해서. 누가 뭘 어쨌다느니, 저쨌다느니. 평소와 다름없이 나는 떠들었고 병장님은 팔짱을 끼고 나를 지긋이 응시하고 계셨다. 그러다가 병장님이 팔짱을 푸시더니 갑자기 내 허리를 잡아 당기셨다.


"으, 벼, 병장님?"


"무슨 일이지."


"그, 으래도 밖인데."


"아무도 없잖아?"


평소에 끈적한 스킨십은 잘 하지 않았는데, 병장님의 손은 날 긴장시키기에는 모자람이 없었다. 나는 순간적으로 숨을 참으면서 허리에 놓인 병장님 손만 흘끗 쳐다보았다. 가까이서 나는 병장님의 샤워코롱 향은 나를 더 긴장시켜 얼굴을 화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하필이면 저녁이 맛있었던 날에 이런 스킨십이라니! 생각해보니 위험했다. 갑자기 내 옆구리 살이 미치도록 신경쓰여 간헐적 호흡을 하면서 살을 들이밀었다. 하지만 허리를 감은 손으로 병장님이 곧장 내 오른손을 맞잡아 오시자 아예 사고회로가 정지하고 말았다. 그만 푸하- 하고 숨을 뱉어내고 말았고, 그걸 들은 병장님이 낮은 목소리로 웃음을 터뜨리셨다.


"큭."


"으으, 왜 비웃어요..."


"이러면 내가 나쁜 인간이 된 것 같잖아."


병장님은 날 잡고 있던 손을 느슨하게 놓으셨다. 땀범벅이 된 내 손이 시야에 들어오고, 창피해 죽을 것 같은 나는 고개를 푹 숙인 채 땀이 난 손을 옷에 벅벅 문질렀다.


"뭐 나중에는 더한 걸 해도 부끄러워하지 않게 되겠지. 기대하고 있으마."


"...요새 저 놀리는 게 재밌으신가 봐요?"


"그럴지도. 아, 얼굴은 식히고 들어와라."


"...말씀 안 하셔도 그러려고 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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